처음으로 끝까지 본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성우팬






지금보다 더 어릴때에는 집에 컴퓨터도 없었고, 한창 투니버스가 흥할때이기도 해서, 

이누야샤, 미소의 세상, 마루코는 아홉살, 짱구는 못말려, 명탐정 코난, 개구리 중사 케로로 등등 

다 기억도 안 날 만큼 수많은 애니메이션들을 하루 종일 틀어줬기 때문에

딱히 이런저런 학원에 다닌적도 없는 나는, 방과후에 친구들이랑 몰려다니지 않고 곧장 집으로 오는 날이면 

오후 내내 넘쳐나는 시간동안 띄엄띄엄 이런저런 애니메이션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점점 애니메이션보다는 게임, 영화, 음악에 더 관심을 쏟았고, 

그 즈음부터 슬슬 오타쿠, 오덕 같은 말들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당시의 첨단을 달리던 애니메이션들도 

다 그쪽 취향의 미소녀물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히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없어졌다. 

백수의 넘치는 시간을 주체못하고 이제와서 내가 찾아보는것들도 다 90~00년대 초의

오래되고, 대략적인 내용이 검증된 애니메이션들 뿐으로, 취향이 많이 변한 지금도

아직은 최신작을 찾을 생각이 전혀 없을 정도니까, 당시에는 뭐 말할것도 없이 

완전히 관심에서 배제됐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와서도 그나마 본 애니메이션 중 최근작이라고 할만한게

양정화 성우의 팬이라 팬심에 불타올라 중고 DVD를 구해서 본 헬싱 OVA일 정도니까.. 

 카우보이 비밥은 그냥 TV에서 방송해주니까 심심풀이로 띄엄띄엄 봐온 몇몇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내가 보고싶어서 직접 찾아 본 첫번째 애니메이션인데다가, 기존에도 몇몇 게임들을 통해 쌓아온 

한국 성우들에 대한 관심을 확 증폭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내게는 아주 인상깊은 애니메이션이다.

 기존에 영화 OST는 물론이고, 가끔씩 TV 예능이나 드라마, 광고, 심지어는 인터넷에서 브금으로 

사용되는 음악들에관심이 많았던 나는, 유독 이 카우보이 비밥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만 온갖 브금이, 

그것도 꽤나 들어줄만하고 익숙한것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이 워낙 의아해서, 

대체 무슨 내용의 애니메이션인가 호기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더빙판 성우 캐스팅이 매우 호화로운데다가, 애니메이션 자체에 대한 평가도 아주 좋아서

한동안 미소녀물들로 인해 쌓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선뜻 보기를 결정했던것같다.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요즘 첨단을 달리는 신작들이 작화나 연출에 있어서 기술력 차이가 월등하다보니 

함부로 비교할 수 없을 수준으로 훨씬 낫겠지만, 애니메이션쪽을 제대로 본적이 없었던 나는, 

별 내용 없다는 1화도 기대없이 봤는데도 불구하고 20여분의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아무리 블루레이 리마스터판이라고 해도 

98년도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깔끔한 작화와 연출력, 시작과 끝에 나온 

쓸쓸하지만 여운이 남는 멋진 배경음과 그만큼이나 어딘지 고독한 여운을 남기는 내용,

게다가 원래 한국어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훌륭한 더빙상태까지.. 한 3회정도 연달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수차례 정주행을 거친 지금 전체 26화를 모두 고려해보면 몇몇 옴니버스 일화도, 

주인공들의 개인사도 조금은  흔한, 클리셰로 점철된듯한 느낌도 들지만, 만들어진 시기를 고려하면 할수록,

어떤 일화에서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핸드헬드같은 화면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오질 않나, 평소엔

장면 하나하나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며 과대 해석하는것을 싫어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연출력에 혀를 내두르며 결국은 주말 내내 정주행해서 다 봤고, 한동안은 물론이고 최근에도 

생각나는 특정 일화를 돌려볼 정도로 재밌었다.


 이어서 본 극장판 역시 극장판답게 더 나은 작화, TVA만큼이나 훌륭한 OST 덕분에 

여러번 정주행하고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든다. 조금은 소비적으로 이것저것 

시간죽이려고 막 보거나, 또 팬심으로 저연령 애니메이션도 오글거림을 참아가며 보기도 해서 그런가

한번 본 뒤 거의 다시는 찾지 않는 애니메이션들이 최근 들어서는 많아졌는데, 카우보이 비밥은 

거의 주기적으로 생각이 날 정도로 아주 인상깊다. 처음으로 열심히 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일까..

앞으로도 푹 빠져들만한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메이션은 

아마 영원히 기억속에서 떠나지 않을것같다.





덧글

  • 재밌군-_- 2015/05/25 02:57 # 답글

    명작이죠. DVD 풀셋도 샀고, 얼마전에 BD로 또 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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