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이 좀 늘어지지만 나름 볼만했던, 블러드 플러스 성우팬

이번에도 별달리 괜찮은 OST가 없어서 다른 노래로 대체..
















XXX 홀릭을 시작으로, 한동안은 양정화 성우의 출연작만을 끊임없이 찾아봤다. 원하는 작품을 찾지 못하거나

DVD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 다른것을 찾아본 경우도 있었지만 워낙에 출연작이 많은 성우라서

슬슬 집중이 힘들고, 보고만 있는게 지겹다고 느껴질 때 잠깐 다른 일들을 했던것을 제외하곤 

거의 내내 애니메이션만 본듯하다. 뭐 지금이야 나름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편이니 

속 편하게 글을 쓰는거지만, 당시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도 잘 모를만큼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이것저것 찾았던거같다.

 봉신연의 감상문처럼 시작부터 욕을 하는거같아서 좀 아쉽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개인적으로

같은 영화나 애니를 한번 보고 난 뒤에도 몇번씩 인상적인 부분들을 돌려보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보려면 한참 시간이 필요할듯한 애니메이션이다. 초반에는 갑작스러운 괴물의 출현과,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고뇌와 공포, 윗 짤에도 등장하는 악기 케이스를 짊어진 알수없는 조력자의

매우 절제된 화술 덕분에 주인공이 천천히 조금씩 떠올리는 잔혹한 기억의 편린 등, 진행은 조금 느려도

긴장감과 흥미진진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떡밥이 슬슬 풀리기 시작하면서 주인공 또한 기억을 대부분

회복, 대략적인 적대관계가 파악되고, 새로운 등장인물의 투입이 끊기는 중반부터는, 뭔가 진행이 질질

끌린다는 느낌이 강했으며, 마지막 순간, 요컨대 클라이맥스여야할 부분이 지난 5월에 있었던 

파퀴아오 vs 메이웨더 경기처럼 오랜 시간을 기다린것 치고는 너무도 허무했다. 감히 떠들어보자면

50화씩이나 하지 말고 극단적으로 26화나, 39화 정도로 제작해서 진행에 탄력을 줬다면 아주

재밌게 볼 수 있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엔딩이 딱히 평화로운것도

아니라 약간 새드엔딩 분위기가 물씬 피어나서 더욱 아쉽다.

 작화 자체는 꽤나 매력적이다. 별로 관심은 없지만 가끔 인터넷을 하다 보면 최근 나오는 애니들은

너무 인형같이 귀엽다든지, 극단적인 느낌의 캐릭터들이 많은 편이지만 이 블러드 플러스는 비교적

누구나 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을정도로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작화가 깔끔한 편이다.

선혈이 낭자하는 내용때문에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역동적인 장면들은 조금

연출이 미흡했던듯한 기억도 드는데, 애초에 주인공 자체가 50화 내내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게 되거나, 혹은 본인의 능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상태를 스스로 자초하며

슬퍼하거나, 고뇌하는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많이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줄 상황 자체가

별로 없기도 했으므로.. 작화나 연출력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OST는 딱히 인상적인것은 없었다. 잘 들어보면 몇가지 괜찮은것도 있었던듯 하지만, 내가

더빙판 음성을 듣기 위해 입수한 자료는 정말이지 그냥 차라리 안 보고 만다 싶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자료였다. 등장인물의 대사조차 음질이 찢어지는 수준이면 뭐....

40화 이상 봤을때쯤에야 비교적 양호한 자료들을 입수하긴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고,

국내 방영시엔 잔혹한 부분들이 심의상 잘렸는지, 몇몇 부분은 소리가 뚝 끊겨버려서

일어판과 싱크 맞춰서 보기가 많이 힘들기도 했고.. 어쩌면 성우 목소리나 OST같은, 듣는 쪽을

좀 더 중시하는 성향인데, 영 제대로 듣지를 못했기에 평가가 더 안좋아진듯하다.

 대략적인 대립관계가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중반 이후부터는 여성향이 좀 짙은 애니메이션으로 변한다.

주인공과 그녀를 지키는 수호자들이 등장하고, 그들끼리의 분열과 갈등이 주로 플롯을 이끌어간다. 이 자체가

스포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은 그냥 생략하는게 좋을지도..

 아쉽게도 이 애니메이션 역시 국내 더빙시, 성우 중복캐스팅의 마수를 피해가지 못한 애니메이션이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중복캐스팅을 싫어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어떤 성우가 역할을 겸하는지 맞추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복캐스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듯하다. 특히 주인공쪽의

주연 캐릭터 '카이'를 맡은 엄상현 성우는, 주인공쪽의 조연 캐릭터 한 명 뿐 아니라, 적대 진영의 주연

캐릭터 2명 정도를 더 맡기도 했다. 양정화 성우를 제외하곤 웬만한 출연 성우들이 거의 최소 2개씩은 맡은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음색에 적합한 배치이기도 하고, 같은 연기톤을 보여주는것도 아니라서 평소에

주의깊게 들은 편이 아니라면 잘 모를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긴 했으나.. 가끔 혼란스럽긴 했다.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니 뭐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

그래도 캐스팅은 엄청 화려하다. 양정화, 김승준, 엄상현, 양석정, 김영선, 최한, 박신희 등 유명

성우들이 다수 출연했다. 불확실한 기억이지만 초반에 단역으로 강구한 성우도 잠깐 출연한듯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모험물은 고통의 시기를 지나 평화를 되찾은 인물들이, 그대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

라는 느낌의 결말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이 애니메이션 역시 처음 맺어진 두 사람이,

비록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견우와 직녀처럼 몇년간의 이별이 강제되는, 징검다리 연애를 강요받지만

둘 다 영생을 누리는 캐릭터들이므로 별 상관없는,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일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평범한 인간 남자 캐릭터는 여주인공이 돌아올곳을 지키며

기다리겠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세월을 견딜 수 없는 특성상, 몇번은 재회할수도 있겠으나, 끊임없이

기다리기만 하다가 쓸쓸히 죽어갈 것이므로 영 뒷맛이 씁쓸했다. 물론 내가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

캐릭터와 여주인공의 관계는 연인이 아니라 가족에 가까운것으로 설정된것인듯하지만도..

내가 보기엔 남자쪽 입장에서는 확실히 사랑인거같았는데.. 영 불쌍해서 찝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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